정반사와 무광이 한 화면에 있을 때: HDR 멀티 노출 융합으로 콘트라스트를 되살리는 법
같은 카메라 시야(FOV) 안에 니켈 도금 커넥터 핀과 무광 레지스트 인쇄면이 함께 들어오는 검사 스테이션에서, 노출값을 커넥터에 맞추면 레지스트 인쇄 결함이 어두운 영역에 묻혀 사라지고, 반대로 레지스트에 맞추면 커넥터 핀의 정반사가 하얗게 포화되어 그 위의 스크래치가 지워집니다. 조명 각도나 세기를 아무리 조정해도, 두 재질의 반사율 차이가 카메라 센서 한 대의 다이나믹레인지 범위를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노출값 하나로 양쪽을 동시에 담을 수 없습니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검사 라인은 두 재질 중 하나를 항상 희생하는 구조로 굳어집니다. 커넥터 기준 노출을 쓰면 레지스트 결함이 미검출로 유출되고, 레지스트 기준 노출을 쓰면 커넥터 표면 결함이 포화 영역에 묻혀 역시 미검출로 이어집니다. 노출을 절충값으로 잡아도 양쪽 모두 콘트라스트가 부족해 오검출·미검출이 동시에 늘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단일 노출의 한계를 넘어서는 HDR 멀티 노출 융합이 정반사·무광 혼재 표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이전 회차에서 다룬 교차 편광 방식과 비교했을 때 언제 유리하고 언제 불리한지를 정리합니다.

단일 노출로는 왜 두 재질을 동시에 담을 수 없는가
산업용 CMOS 센서의 네이티브 다이나믹레인지는 통상 60~70 dB 수준이며, 이는 명부와 암부의 밝기 비율이 약 1,000:1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한쪽은 클리핑(포화 또는 노이즈 바닥으로 손실)된다는 뜻입니다. 니켈 도금이나 연마 금속의 정반사 휘도는 무광 레지스트 인쇄면의 확산 반사 휘도보다 수십~수백 배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흔한데, 이 차이가 센서의 네이티브 레인지를 넘으면 노출값을 어디에 맞추든 반대쪽 정보는 물리적으로 소실됩니다.
문제는 이 소실이 왜곡처럼 기하학적 오차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포화된 픽셀은 원래 그 자리에 있던 결함의 밝기 정보 자체를 잃어버린 상태라, 후처리 소프트웨어 필터링으로는 복원할 수 없습니다. Keyence의 2026년 특허(US12567188B2)는 이 문제를 워크피스 이미지마다 개별 계조 변환(gradation conversion) 조건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입력 이미지의 특정 계조값을 출력 범위의 최소·최대값으로 매핑하는 조건을 프레임마다 다르게 계산함으로써, 대상물이 바뀌어도 매번 적정 계조 범위를 자동으로 재설정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HDR 멀티 노출 융합의 동작 원리
HDR 멀티 노출 융합은 동일한 장면을 서로 다른 노출값으로 여러 장 촬영한 뒤, 각 영역에서 가장 잘 노출된 프레임의 정보만 골라 하나의 이미지로 합성하는 방식입니다. 저노출 프레임에서는 정반사 영역의 디테일이 살아있고, 고노출 프레임에서는 무광 영역의 디테일이 살아있으므로, 두 프레임을 영역별로 블렌딩하면 클리핑 없는 최종 이미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Samsung의 CNN 기반 멀티 노출 융합 특허(US11107205B2)는 이 블렌딩 맵을 컨볼루션 신경망으로 생성하는데, 프레임 간 모션과 노출 적정도를 동시에 반영해 유령상(ghost artifact)을 줄이는 방식을 제시합니다. 검사 대상이 컨베이어 위에서 완전히 정지한 상태가 아니라면, 이 모션 보정 여부가 최종 이미지 품질을 좌우합니다.
하드웨어 쪽에서는 센서 자체가 한 번의 노출 사이클 안에서 여러 노출값을 순차 통합하는 DOL-HDR(Digital Overlap HDR) 방식이 실제 카메라 제품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Sony STARVIS 2 IMX678 센서를 탑재한 산업용 GigE 카메라는 Clear HDR·DOL-HDR 모드로 120 dB 이상의 확장 다이나믹레인지를 지원한다고 공개되어 있으며, 이는 프레임을 여러 번 따로 촬영하는 소프트웨어 방식보다 프레임 간 시간차를 줄여 모션 흐림 리스크를 낮추는 접근입니다. 다만 이런 센서 내장형 HDR도 노출 구간을 나누는 만큼 각 구간의 유효 비트 심도는 줄어들기 때문에, 결함 콘트라스트가 원래도 낮은 재질에서는 이득이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교차 편광과의 차이: 정보를 버리는가, 나눠 담는가
이전 회차에서 다룬 교차 편광 필터링은 정반사 성분을 검광판에서 물리적으로 차단해 애초에 센서에 도달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반면 HDR 멀티 노출 융합은 정반사를 차단하지 않고, 그 정반사가 잘 보이는 노출 구간과 무광면이 잘 보이는 노출 구간을 각각 따로 담아 나중에 합성합니다. 즉 편광은 “빛을 걸러낸다”는 광학적 해법이고, HDR 멀티 노출 융합은 “정보를 시간축으로 나눠 담는다”는 알고리즘적 해법입니다.
이 차이는 트레이드오프로 이어집니다. 편광판은 전체 광량을 손실시켜 조명 출력을 보강해야 하지만 처리 지연이 거의 없는 반면, HDR 멀티 노출 융합은 광량 손실은 없지만 여러 프레임을 캡처·정합·블렌딩하는 처리 지연이 발생하고, 대상이 움직이는 라인에서는 프레임 간 정합 오차가 유령상으로 남을 위험이 있습니다. 또한 편광은 정반사가 지배적인 단일 재질 영역에 최적화된 반면, HDR 멀티 노출 융합은 애초에 반사율이 서로 다른 여러 재질이 한 FOV 안에 혼재하는 상황, 즉 편광판 하나로는 최적각을 찾기 어려운 복합 표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핵심 골격 매칭표
아래 표는 PCB 어셈블리에서 니켈 도금 커넥터(정반사)와 무광 레지스트 인쇄면(난반사)이 한 FOV에 혼재하는 예시 셋업입니다. 실제 파라미터는 대상 재질 조합·결함 유형·라인 속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사양 확정 전 반드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 구분 | 항목 | 값 / 사양 |
|---|---|---|
| ① 최소 검출 불량 사이즈 | 레지스트 인쇄 결함·커넥터 스크래치 기준 | 25 μm (예시 기준, 대상별 재검증 필요) |
| ② 광학 셋업 — 카메라 | 센서·노출 방식 | HDR 지원 CMOS 센서(Clear HDR/DOL-HDR 모드), 확장 다이나믹레인지 100 dB 이상급 |
| ② 광학 셋업 — 렌즈/WD | 작동 거리 | WD 55 mm 확보 (조명 재조정 여유 포함, 예시) |
| ② 광학 셋업 — 조명 | 반사율 대응 | 확산 돔 조명 기본 배치, 정반사·난반사 영역 모두 균일 조사 우선(편광 액세서리 불필요) |
| ③ 알고리즘 파라미터 | 노출 프레임 구성 | 2~3단계 노출 브래킷(저/중/고), 프레임 간 정합 후 블렌딩 |
| ③ 알고리즘 파라미터 | 블렌딩 방식 | CNN 기반 블렌딩 맵 또는 워크피스별 계조 변환 조건 자동 생성 |
| ③ 알고리즘 파라미터 | 처리 지연 목표 | 라인 속도 대비 프레임 캡처·합성 총 지연 확인 필요 (모션 보정 포함 여부에 따라 변동) |
이 매칭표가 보여주는 시사점은, HDR 멀티 노출 융합을 도입할 때 광학 셋업 쪽에서는 오히려 조명·편광 액세서리 구성이 단순해지는 대신, 그 부담이 알고리즘 쪽의 프레임 정합·블렌딩·처리 지연 관리로 옮겨간다는 점입니다. 조명을 단순화한 만큼 알고리즘 파라미터 검증에 더 많은 여유를 배정해야 합니다.
반대로 편광 필터링이 유리한 경우
검사 대상 표면 전체가 균일하게 정반사가 지배적인 단일 재질(예: 연마 금속판 전면 검사)이고 라인 속도가 매우 빨라 프레임 캡처·합성 지연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여러 노출을 나눠 담는 HDR 멀티 노출 융합보다 교차 편광이 처리 지연 없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번 글처럼 반사율이 서로 다른 재질이 한 FOV에 혼재하고 라인 속도에 여유가 있다면 HDR 멀티 노출 융합 쪽이 유리한 경향이 있습니다. 다만 이는 일반적 경향일 뿐이며, 실제 재질의 광택도·결함 유형·라인 속도 조합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샘플 테스트 전 확언은 불가합니다.
현장 체크포인트
- 렌즈·조명 배치 변경 없이도 HDR 카메라 교체만으로 필요한 다이나믹레인지를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했는가
- WD가 물리적으로 확보되어 있어 조명 위치를 재조정할 여유가 남아 있는가
- 프레임 캡처·정합·블렌딩에 걸리는 총 처리 지연이 라인 속도(초당 검사 대상 수) 안에 들어오는지 확인했는가
- 대상이 컨베이어 위에서 움직이는 상태라면 모션 보정(정합) 기능이 포함된 블렌딩 방식인지 확인했는가
- 정반사·난반사 각 영역의 실측 휘도 차이가 센서의 확장 다이나믹레인지 범위 안에 들어오는지 실측으로 확인했는가
참고자료
[1] Vadzo Imaging, “Innova-678CRS: 4K HDR GigE Vision Camera Powered by Sony STARVIS™ 2 IMX678” (2026년 3월 공개, Clear HDR/DOL-HDR 120+dB)
[특허] US12567188B2 (Keyence Corp, “Image processing apparatus”, 공개 2026-03-03)
[특허] US11107205B2 (Samsung Electronics, “Techniques for convolutional neural network-based multi-exposure fusion of multiple image frames and for deblurring multiple image frames”, 등록 2021-08-31)
[특허] KR20110084025A (삼성전자, “다중노출 영상을 합성하는 영상합성장치 및 방법”, 공개 2011-07-21)
[특허] US11493454B2 (Cognex Corp, “System and method for detecting defects on a specular surface with a vision system”, 등록 2022-11-08 — 나이프엣지 광학 기법, 교차 편광 비교 문맥의 배경 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