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신비전 조명 6가지 방식과 선택 기준
카메라와 렌즈를 먼저 고르고, 조명은 나중에 붙이는 순서가 흔하다. 실제로는 반대다. 무엇을 어떻게 보이게 할지 정해야 카메라도 렌즈도 결정된다.
조명을 바꾸면 5분 만에 해결될 문제를 알고리즘으로 며칠씩 붙잡는 경우가 있다. 대비가 없는 이미지에서 결함을 찾아내려 필터를 겹겹이 쌓는 일이 그렇다. 애초에 결함이 눈에 보이게 찍혔다면 필요 없었을 작업이다.
이 글에서는 산업용 조명 여섯 가지를 정리하고, 어떤 상황에 무엇을 고를지 판단 기준을 정리한다.
조명 설계의 출발점 — 세 가지 질문
조명을 고르기 전에 답해야 할 것이 세 가지 있다.
1. 무엇을 검출하나
목적이 다르면 필요한 조명이 다르다.
- 치수 측정 — 외곽선이 정확해야 한다. 표면 정보는 필요 없다.
- 표면 결함 — 미세한 요철이 드러나야 한다.
- 부품 유무 — 있고 없음만 구분되면 된다.
- 문자 판독 — 각인이나 인쇄가 배경과 분리되어야 한다.
치수 측정에 표면이 잘 보이는 조명을 쓰면 오히려 외곽선 판정이 흔들린다. 목적이 조명을 결정한다.
2. 대상 표면은 어떤가
같은 조명도 표면에 따라 정반대 결과를 낸다.
| 표면 | 빛의 거동 | 주의점 |
|---|---|---|
| 정반사 (금속 가공면, 유리) | 입사각과 같은 각도로 반사 | 조명이 그대로 비쳐 포화 발생 |
| 확산 반사 (종이, 사출품) | 여러 방향으로 산란 | 비교적 다루기 쉬움 |
| 투명 (필름, 병) | 통과 또는 굴절 | 투과 조명 검토 |
| 요철 (가공 흔적, 주름) | 각도에 따라 명암 발생 | 이 성질을 이용해 결함 강조 |
3. 대비를 어디서 만드나
검사는 결국 대비 싸움이다. 밝기 차이로 만들 것인지, 그림자로 만들 것인지, 색 차이로 만들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이 판단이 조명 방식과 파장 선택으로 이어진다.
조명 방식 여섯 가지
1. 링 조명 (Ring Light)
원리 — 렌즈 주위를 둘러싼 원형 광원이 대상을 정면에서 비춘다. 가장 널리 쓰이는 방식이다.
적합 — 확산 반사면의 전체 형상 확인, 부품 유무 판정, 조립 상태 확인. 특별한 요구가 없을 때의 기본 선택지다.
부적합 — 정반사가 강한 금속 평면. 링 모양이 그대로 반사되어 도넛 형태의 밝은 띠가 찍힌다.
주의 — 조명과 대상의 거리에 따라 밝기 분포가 크게 변한다. 각도 조절이 가능한 제품을 쓰면 활용 폭이 넓어진다.
2. 바 조명 (Bar Light)
원리 — 막대형 광원을 측면에 배치해 비스듬히 비춘다. 각도를 낮출수록 그림자가 길어진다.
적합 — 요철 강조, 스크래치 검출, 각인 문자 판독. 표면의 높이 차이를 명암으로 바꾸는 데 효과적이다.
부적합 — 균일한 밝기가 필요한 검사. 광원 쪽이 밝고 반대쪽이 어두워진다.
주의 — 양쪽에 두 개를 마주 보게 배치하면 균일도가 개선되지만, 그만큼 그림자 효과가 줄어든다. 목적에 따라 한쪽만 쓰는 편이 나을 때도 있다.
3. 동축 조명 (Coaxial Light)
원리 — 하프미러를 이용해 렌즈 광축과 같은 방향으로 빛을 보낸다. 대상 표면에 수직으로 입사한 빛이 그대로 되돌아온다.
적합 — 금속 평면의 각인 문자 판독, 정반사면의 스크래치나 이물 검출. 평면은 밝게, 기울어진 부분은 어둡게 나오므로 미세한 각도 변화가 명암으로 드러난다.
부적합 — 곡면이나 요철이 심한 대상. 빛이 돌아오지 않는 영역이 대부분 어둡게 나온다.
주의 — 하프미러를 거치면서 광량 손실이 크다. 다른 방식보다 밝은 광원이 필요하다.
4. 백라이트 (Back Light)
원리 — 대상 뒤에서 빛을 비춰 실루엣을 만든다. 대상은 검게, 배경은 희게 나온다.
적합 — 외형 치수 측정, 구멍 위치와 크기 확인, 형상 판정. 외곽선이 가장 선명하게 나오는 방식이다.
부적합 — 표면 상태 검사. 표면 정보가 전혀 담기지 않는다.
주의 — 치수 측정 정확도는 조명의 균일도에 직접 좌우된다. 가장자리가 어두우면 그 부분의 외곽선 판정이 안쪽으로 밀린다.
5. 돔 조명 (Dome Light)
원리 — 반구형 내부에서 빛을 반사시켜 사방에서 균일하게 비춘다. 그림자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적합 — 곡면이나 광택 표면의 인쇄·라벨 확인, 캔이나 병 같은 원통형 대상.
부적합 — 요철 검출. 그림자가 없다는 것은 높이 차이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주의 — 구조상 부피가 크다. 좁은 설비 공간에서는 설치가 어려울 수 있다.
6. 로우앵글 조명 (Low Angle / 암시야)
원리 — 대상 표면과 거의 평행에 가까운 낮은 각도로 빛을 보낸다. 평평한 면에서는 빛이 카메라로 돌아오지 않아 어둡게, 결함이 있는 곳에서만 산란이 일어나 밝게 나온다.
적합 — 미세 스크래치, 이물, 크랙 검출. 평면에서 결함만 밝게 띄우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부적합 — 전체 형상 확인. 배경이 어두워 대상의 윤곽을 파악하기 어렵다.
주의 — 조명과 대상의 거리·각도에 매우 민감하다. 설치 후 고정이 중요하다.

선택 기준 정리
| 검사 목적 | 표면 상태 | 권장 조명 |
|---|---|---|
| 치수 측정 | 무관 | 백라이트 |
| 표면 스크래치 | 평면·광택 | 로우앵글, 동축 |
| 각인 문자 판독 | 금속 | 동축, 바 |
| 인쇄 문자 판독 | 곡면·광택 | 돔 |
| 부품 유무 | 확산면 | 링 |
| 요철·단차 | 무관 | 바 |
| 이물·크랙 | 평면 | 로우앵글 |
이 표는 출발점이다. 실제로는 두 가지를 조합하거나, 같은 방식이라도 각도와 거리를 바꿔가며 찾아야 한다.
흔한 실패 세 가지
밝을수록 좋다는 오해
조명을 최대 출력으로 올리면 이미지가 포화된다. 밝은 부분이 모두 같은 값으로 뭉개져 그 안의 정보가 사라진다. 결함이 밝은 영역에 있다면 그대로 놓친다.
히스토그램을 확인해 상단이 벽에 붙어 있지 않은지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적정 노출은 최대 밝기가 아니라 정보가 가장 많이 남는 밝기다.
외란광을 방치한다
실험실에서 잘 되던 설정이 현장에서 흔들리는 대표적 원인이다. 천장 조명,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 옆 설비의 표시등이 모두 영향을 준다.
특히 계절과 시간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문제는 원인 파악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차광 커버는 선택이 아니라 기본으로 두는 편이 낫다.
조명 각도를 대충 정한다
로우앵글이나 바 조명은 몇 도 차이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진다. 대충 이 정도 상태로 넘어가면 나중에 재현이 안 된다.
각도와 거리를 수치로 기록하고, 고정 브래킷으로 움직이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조명은 한 번 정하면 바꾸기 어려운 요소다.
반사가 심한 표면을 다루는 구체적인 방법은 반사가 심한 표면 촬영 대응법에서 따로 정리했다.
마무리
알고리즘은 나중에 고칠 수 있다. 조명 구조는 그렇지 않다. 설비에 들어가고 나면 각도 하나 바꾸는 것도 라인을 세워야 하는 일이 된다.
그래서 조명은 처음에 시간을 들일 값어치가 있다. 카메라를 고르기 전에 조명부터 검토하는 순서를 권한다.
이 글의 내용은 일반적인 원리를 정리한 것입니다. 실제 시스템 설계에 적용하실 때는 대상과 환경에 맞춰 검증해 주시기 바랍니다.